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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당 창당대회 모두발언(24. 1. 29.)

작성일자
2024.01.29. 16:57
충북도당 창당대회 모두발언


○ 일시 : 2024년 1월 29일(월) 오후 2시

○ 장소 : 제천문화회관 대강당(충북 제천시 의림대로 6길 32)


■ 이낙연 인재위원장

많은 사람이 저에게 물어요. 아버지가 평생 몸담았던 민주당, 너도 평생 몸담았던 민주당을 어떻게 떠날 수 있냐 그러는데 그 얘기를 좀 해드릴까 해요. 저희 아버지는 20대부터 71살로 돌아가시는 날까지 민주당 당원이었어요. 40년 넘고 50년 가까이 민주당 당원을 했는데 여당은 딱 1년 밖에 못 했어요. 4·19부터 5·16까지 어르신들은 다 아실 거예요. 저는 24년 민주당을 했었는데 절반 이상이 여당이었어요. 4·19 뒤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어났어요. 학교 갔다 집에 왔더니 집에 아무도 없어요. 할머니도 밭일 나가고 어머니도 밭일 나가고 동생들도 여기저기 심부름하는지 아무도 없어요. 그런데 남자 울음소리가 들려요. 울음소리 나는 곳 살살 가봤더니 집 뒤 안에 상추밭이 있었습니다. 그 계절이 어느 계절이냐 그러면은 상추 대가 꼿꼿하게 서 있고 잎을 먹은 후 따서 먹은 자리에 허연 뜨물이 흐르는 그런 계절이었어요. 우리 아버지가 덩치가 어마하게 컸거든요. 지금 제 키가 아버지 키에요. 그 옛날에 이 키면 큰 거 아니에요? 그렇게 큰 양반이 상추밭에 엎드려서 울고 있는 거예요. 제가 국민학교 3학년이지만 철이 좀 빨리 들었는지 아버지를 말려야 쓰겄다 해서 말렸어요. 우리 전라도 사투리 알아들을 수 있지요? 아버이 어째 이런다오. 울지 말랑게라 그만 울랑게라. 그래도 한참 울다가 울음을 그쳤습니다. 그리고 큰 놈아 이리 와 봐라 하시고 설명을 해요. 그때는 여당 국회의원이 시골 면장도 마음대로 하고 조합장도 마음대로 하던 시절입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모셨던 그리고 3선 국회의원이 되실 분이 아버지를 부르더니, 이 동지 이력서 한 장 써와. 어쩌라오. 법성면 조합장을 자네가 서. 제 고향이 영광군 법성면이에요. 그 조합장을 아버지더러 하라고. 이력서 한 장 써와. 아버지가 뭔지 모르지만, 문방구에 가서 이력서 용지를 사다가 쓰려고 했는데 쓸 것이 없어요. 출생은 있는데 학교를 들어간 적이 없으니 그다음에 쓸 게 없는 것 아닙니까? 제 아버지 일생은 출생하고 사망밖에 없는 분이에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이력서 용지를 찢어버리고 의원님 나는 자격이 없소 딴 사람 시키시오 하고 돌아서는데 눈물이 나오더라. 너는 가르쳐야 쓰겄다, 그것이 오늘의 제가 있게 한 시작입니다.

그러던 분이 자랑했던 얘기가 있어요. 4·19 뒤에 민주당이 여당 되어서 아주 폼잡고 광주에서 전남도당대회를 하는데, 서울에서 아주 거물들이 잔뜩 와서 막 다 끝나니깐, 동지들 할 말 있으면 하시오, 우리 아버지는 계급이 없으니까 맨 뒷줄에 서 있다가 나 할 말이 있소. 내가 이때까지 민주당 한 건 민주당이 옳아서 그랬소. 그런데 만약 민주당이 여당 되었다고 잘못하면 나는 그날로 야당 따라 다시 야당으로 갈라요. 그 말한 것을 무지하게 자랑스럽게 생각했어요. 어떤 사람은 저한테 말합니다. 아버지가 평생을 바쳤던 그 민주당을 어떻게 버릴 수 있냐, 저도 괴로웠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무 보상도 받지 못하고 학력이 없어서 온 기회도 차버려야 했던 그 아버지가 그래도 민주당이 옳았기 때문에 민주당을 했지. 민주당이 잘못하면 난 다시 야당 가겠다, 그렇게 말했던 그 아버지의 아들다운 짓을 내가 요즘 하고 있다. 저는 그렇게 믿어요. 그래서 아버지 무덤 앞에 가도 부끄럽지 않을 것 같아요. 너 잘했다, 내 아들답다, 그러실 것 같아요.

저는 2000년 2월부터 올해 1월 11일까지 민주당 당원이었습니다. 그 24년 동안 여러 가지 일이 있었어요. 2003년에는 노무현 정부 초기에 열린우리당이 생겨서 민주당이 쪼개졌습니다. 많은 동지가 새로운 정치를 꿈꾸면서 또는 어떤 사람은 권력을 따라서 열린우리당으로 갔습니다. 저는 안 갔어요. 민주당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는 안철수 씨의 국민의당이 우리 호남을 석권했습니다. 그걸 녹색 바람이라고 불렀어요. 국회의원 하나 빼고 전부 다 그쪽이 됐습니다. 제가 도지사를 하고 있는데 시장 군수들이 마구 흔들렸어요. 국회의원들은 어차피 됐으니까 그렇다 치고 저하고 함께 일한 시장 군수들 단 한 명도 가지 않게 제가 붙잡았습니다. 왜 열린우리당도 가지 않고 국민의당 녹색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았던가? 민주당의 정신, 민주당의 전통, 민주당의 가치 이것을 나라도 지켜야겠다. 그래서 전 버텼습니다. 그랬던 제가 왜 이번에는 민주당을 떠났는가? 이낙연 너 변한 것 아니냐?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민주당에 남았지만, 이참에는 그 사람들이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훼손하기 때문에 그 정신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와 이 길을 가기로 했다 이렇게 저는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어떤 사람은 말해요, 그렇게 많이 누려놓고 어떻게 떠날 수 있느냐 많이 누렸습니다. 국회의원 5번, 도지사, 국무총리, 집권당 대표까지. 정치판에 들어가고 저만큼 많이 누린 사람 0.1%도 안 될 거예요. 그런 사람이 왜 떠났냐? 누렸기 때문에 떠납니다. 무슨 말이냐, 국가의 혜택을 그렇게 많이 본 사람이 국가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민주당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걸 뻔히 보면서도 아무 소리 않고 참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믿었기 때문에 저는 국가를 위해서 민주당을 위해서 이 길을 가고 있다, 이 말씀을 여러분께 드립니다. 제가 무슨 욕심이 있어서 나왔겠어요? 나와보니까 생각보다 훨씬 추워요. 꽃길 아닙니다. 가시밭길이요. 가시밭길이지만 누군가는 이 길을 가야 하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필요한 길이라면 저도 기꺼이 제 한 몸 내놓을 각오를 했기 때문에 동지 여러분과 함께 이 길을 가고 있다 이 말씀을 드립니다.

윤석열 정부 제가 기억하는 한 최악의 정부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암흑기에 들어갔습니다. 나라 망하는 것 아니냐 하는 어르신들 많이 만납니다. 저도 나이를 먹는지 그런 느낌이 간간이 들어요. 대한민국은 분명히 가라앉고 있습니다. 이럴 때 국정을 맡은 사람들이 국가 위기를 돌려놓지 못하고 하는 짓이 점점 더 이상한 짓만 하고 있잖아요. 일일이 말하지 않을게요. 아까 서민 생활의 어려움, 이석현 부의장이 다 얘기하셨어요. 하나만 더 보태자면 북한이 날마다 이상한 미사일을 쏴대요. 지금 정부는 안보를 무지하게 큰소리칩니다. 그런데도 국민은 전쟁 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떨치지 못합니다. 왜 그런가? 안보를 말로만 해서 그래요. 안보는 말로 되는 게 아니에요. 안보는 조용히 키우는 겁니다. 말로 떠들면 상대는 가만히 있겠어요. 내가 안보를 강화하면 상대도 강화하지, 내가 도발하면 상대도 도발하는 거예요. 바로 그래서 안보만 갖고는 평화가 안 오는 겁니다. 짐작이 가세요? 안보를 강화하면 평화가 온다? 그러지 않는 이유는 이쪽에서 안보 강화하면 저쪽도 하니까 평화가 안 오는 거예요. 안보는 강화해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평화를 위한 대화를 놓치면 안 된다. 이 말을 내가 하고 싶은 겁니다. 지금 평화를 위한 대화가 없어요. 그러니까 평화가 두려운 거예요. 지금 세계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마리 고래가 자잘한 물고기를 잡아먹는 바닷속하고 똑같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그 중간에 놓여 있어요. 그래서 저는 두 고래가 헤집고 다니는 이 바닷속에 우리 대한민국은 돌고래라도 돼야겠다. 그래서 돌고래 외교를 책에다 쓴 적이 있어요. 무슨 얘기냐? 돌고래는 고래처럼 크지는 않지만, 훨씬 더 민첩하고 이쁘고 매력적이고 그러잖아요. 대한민국이 살길은 돌고래처럼 민첩하고 예쁘고 매력적이고 머리 좋고 이렇게 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 정부가 하는 것은 꼭 곰 같은 외교만 하고 있어요. 미국·일본하고만 잘 지내면 만사가 형통이라고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미국·일본하고만 잘 지내려고 그러니까 북한이 점점 더 이렇게 도발하고 중국하고도 관계가 나빠지고 이런 것 아닙니까? 러시아도 제 맘대로 하고 한쪽하고 잘 지내더라도 딴 쪽도 잘 지내려고 하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에요. 그 평범한 일을 모릅니다. 윤석열 씨 제발 이 다음 외교부 장관 머리 좀 좋은 사람 시키시오. 어디 꼭 곰 같은 사람들만 데려다 놓고 그런 사람들이 국방부 장관 하니까 이상하지.

자 얘기 다시 돌아갑니다. 이렇게 윤석열 정부가 엉망이면 야당이라도 잘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러질 못하고 있어요. 뭐 좀 야단치고 해야 하는데 야단을 못 치잖아요. 왜 윤석열 정부가 유일하게 자랑하는 것이 검찰 칼춤 하고 자랑하잖아요. 그러면 야당이 야단치려면 검찰 앞에 가도 작아지지 않고, 꿇리지 않는 사람들이 잔뜩 있어야 큰소리치는 것 아니오. 그런데 불행하게도 김수희 노래처럼 검찰 앞에만 가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이렇게 돼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대통령 부인이 명품가방 받아요. 그러면 당신들은 법인카드 갖고 소고기 안 먹었어? 이러면 갑자기 할 말이 없어져요. 그러다 보니까 서로 흉이 있어도 그냥 또이 또이 하고 지나가, 이런걸 또이 또이라고 그래요, 고스톱 치다가. 그것을 적대적 공생이라고 그래요. 서로 싸움하는 것 같은데 은근히 서로 봐주고 같이 사는 거 적대적 공생이에요. 그것 여야가 공생하고 있다는 증거가 최근에 하나 나왔어요. 제가 검사가 아닌데 증거를 하나 잡았습니다. 국회의원 비례대표 병립제로 하자 이러잖아요. 지금 우리가 주장하는 연동형으로 하면 소수 정당도 비례대표로 가는 것인데 비 연립형으로 하면 큰 정당이 비례대표까지 나눠 먹자 그 소리거든요. 지금 그것에 짝짜꿍이 돼 있어요. 그건 비례대표까지 둘이 나눠 먹자 그 소리 아니오. 그렇게 나눠 먹으면서 어떻게 견제하고 심판을 해요? 서로 좋고 좋은 것이라고 지금 지나가고 있잖아요. 지금 여야는 대한민국을 망가뜨리는 공범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위기에 빠지지 않게 심판하려고 마음먹는다면 그 공범을 동시에 심판할 수밖에 없어요. 그렇죠?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 정치판을 이대로 가져가서는 그건 안 됩니다. 지금 민주당이 공천하는 꼬락서니를 보자면 이대로 가면 지금보다 방탄 훨씬 잘할 사람들만 지금 고르고 있잖아요. 맞지요? 그러면 선거 지나고 나면 방탄은 더 열심히 할 것 아니오. 딴 일을 해야 하는데, 대한민국이 이상해졌어요. 검찰도 막 그냥 칼춤을 추는데 또 이쪽에서는 방탄하지요. 그런데 방탄은 민주당만 하는 게 아니에요. 민주당은 의석수 갖고 방탄하지만, 대통령은 거부권 갖고 방탄합니다. 방탄 사돈지간이 됐어요. 서로 여기서 때리면 이놈 갖고 방탄하고 요리 가면 또 요리 가서 방탄하고 뭐 하는 짓이에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이게 헌법 제1조인데 이 사람들은 대한민국은 방탄공화국이다, 헌법 그렇게 쓰고 있어요. 이런 사람들 이번에 잔뜩 혼내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심각하게 가라앉을 것이다, 그런 절박한 위기감을 가지고 생전 안 해보던 그 일, 신당 차리는 것 오죽했으면 저까지 나섰겠소.

이제 미래대연합 동지들이 큰 결심 해서 서로 하나가 되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하나가 돼서 하려고 하는 게 무엇인가? 어려운 것 아니에요. 지금부터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 이겁니다. 우선 깨끗한 정치 하겠습니다. 잘못하면 바로 인정하고 사과하겠습니다. 죄지으면 처벌 받겠습니다. 이리저리 꾀부려가면서 재판 연기하고 그런 짓거리 하지 않겠습니다. 몇 사람 정치인 살리기, 진영 이익되게 하는 일에 목매달지 않겠습니다. 오직 국민만 우리 진영이라 섬기고 국민께서 가장 원하시는 것 국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제일 먼저 생각하는 그런 정당 되겠습니다. 윤석열 정권보다 훨씬 유능하고 훨씬 더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국가에 가장 필요한 일을 맨 먼저 제대로 하는 그런 정치세력 만들겠습니다. 민주당이 방탄하느라고 못하고 있는 정권심판 우리가 하겠습니다. 민주당이 돈 봉투 받은 의원까지 공천해 주려고 이 난리를 피는데 집권하겠다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짓 할 리가 없잖아요. 제가 보기에 그들은 수권정당이 아니라 집권포기 정당, 집포정당이에요. 민주당이 포기한 집권 우리가 하겠습니다. 우리 이근규같이 밝고 그러면서도 일 잘하는 똑똑한 동지들이 있다면 우리가 충분히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감사합니다.